내 생각은?

자전거 국토종주 완주 후기

채이야놀자 2023. 5. 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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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3월 약간 쌀쌀했던 봄에 4박5일에 걸친 국토종주의 완주를 목표로 

현 거주지인 포천에서 인천 아라서해갑문으로 이동했다. 

 

출발 하루전 나와 함께 종주를 완주하기 위한 파트너인 자전거는 여객터미널에 먼저 운반해서 주차시켜놓았다.

출발 당일 포천에서 자가용으로 이동해도 좋았겠지만 종점인 부산에서 다시 집으로 올라올 때 인천으로 자가용을 가지러 와야하는 번거로움을 예방하고자 자전거를 하루먼저 가져다 놓았다. 

내 파트너인 전기자전거의 성능은 다음과 같았다.

랑케레이시 g660s / 48v / 500w 와 더불어 전 주인이 최고속도를 풀어놓은 탓에 스로틀 혹은 패달로 단수만 조절한다면 최대 38km 정도까지 달릴 수 있는 상태였다. 총 0단에서 5단까지 구성된 모터가 내가 패달질을 할 때 모터를 구동하여 어시스트해서 체력이 다소 부족한 나에게 자전거길을 달릴 수 있는 속도까지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기종이였다. 

 

이번 국도 종주는 인천 서해갑문에서 낙동강하굿둑 까지 총 630km 정도를 주행하는 코스이고, 국토종주 자전거 행복나눔 홈페이지에서 인증수첩을 구매하여 코스마다 있는 빨간색 간이 무인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으며 완주하는 것이다. 

완주를 하게 되면 최종 도장이 찍힌 수첩을 위 언급한 홈페이지에서 최종 인증받고 메달을 수여받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다.

 

출발 전 준비물로 물자를 최소화 하였다. 

방수/바람막이 한벌, 자전거 물통, 전기자전거 충전기, 휴대폰충전기 및 보조배터리, 자전거 자물쇠, 속옷 양말 3set 그리고 지갑(카드 / 현금), 장갑, LED 손전등 만 짐받이 가방에 넣고 출발하였다. 참고로 엉덩이 패드 및 안장통을 줄여주는 안장은 사지 않았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사는 것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지금도 좌측 엉덩이가 너무나도 아프다) 

먹거리나 간식, 기타 필요물품의 경우 자전거로 이동하면서 편의점 및 시내(읍내) 등 필요하다면 충분히 획득 가능할 것 같아서 미리구매하진 않았고 이 부분은 좋은 선택을 했던 것 같다. 

국토종주는 위 사진처럼 대부분의 길이 자전거 전용도로로 상태가 좋았다. 덕분에 전기자전거를 운행하는 나에게 있어서 베터리의 효율을 극한으로 끌어내고 최대한 오랜시간 정속주행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이와 같은 환경은 인천에서 서울까지의 구간이 가장 잘 구성되어 코스 정비상태가 좋았다. 다만 라이딩, 힐링, 산책, 휴식 등 유동인구가 너무많아서 자전거를 운행함에 있어서 교통사고가 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구간이기도 하니 반드시 주의해야한다. 이 외 전반적인 자전거 코스는 한적했고, 조용했고, 정말 드넓은 자연환경이 가는 곳곳 나를 반겨주니 혼자만의 독백, 사색, 반성, 고찰, 희노애락의 감정을 온몸으로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국토종주를 하기 위하여 일반자전거도 아닌 전기자전거를 선택했던 이유로는 장거리 주행에 있어서 체력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한데 전기의 힘을 빌리면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완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하였고, 이 선택은 장점50 : 단점50

으로 극명확하게 구분되었다.

장점으로는 패달 + 3단으로 25km 속도를 유지한체 약 70km 정도의 거리를 갈 수 있기에 라이딩 유저가 많은 한강 자전거 도로 내에서 전반적인 진로방해 없이 시원한 주행이 가능했다. 라이딩 로드자전거를 타시는 분들의 속도는 기본 30이상으로는 달리는 것 같아서 자칫잘못하다가 따라간다고 나도 패이스업해서 4단, 5단으로 주행했다면 6박7일로 일정을 변경하고 진행했어야 할 것이다. 전기자전거 특성상 단수가 높아지면 속도도 빨라지지만 그만큼 베터리가 떨어지는 것이 LCD패널로 눈에 보이기 때문에 국토종주하는 입장에서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이 연출된다. 즉 부담없는 패달+모터(3단정도)로 이동한다면 왠만한 출퇴근거리는 충분히 왕복하고도 남는 효율을 보여준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일단 하루기준 나는 120KM 정도를 가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총 630KM이고 4박5일 총 5일동안 달려가는 것이기 때문에 마지막 날 무리를 해서라도 완주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출발할 때에는 풀충전된 베터리상태라서 위에서 언급한 거리만큼 충분히 달릴 수 있다. 그렇지만 더 많은 거리를 달려가기 위하여 나는 점심시간을 통상 2~3시로 기준잡고 식당 및 까페에서 허락받아 충전을 하였다. (대략 한시간정도) 여기서 또 장점이 나오는데 바로 탈부착이 가능한 베터리 및 충전방식이다. 식당 및 까페 / 숙박업소에서는 자전거가 들어오는 것을 거부하는 곳도 있었다. 이 때 베터리만 빼서 들어가면 100% 모든 주인분들께서 허락해주셨다.

 

하지만!

70KM 이상 주행이후 전기자전거의 어마무시한 단점이 들어나기 시작한다. 모터가 구동함에 있어서 최적화된 작은 기어와 기어비로 인해 베터리가 방전되었을 때 온전히 내 자력으로만 달려나가야 하는데 속도내는 것이 진짜 쉽지 않다. 전기자전거 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선택한 자전거는 시노마 기어가 달려 체인/패달의 부드러움을 조절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너무너무너무너무 힘들어서 자전거를 버리고 싶었다. 통상 하루단위 목표지점 도착 10km, 8km 정도에서 꼭 방전이 되며 나를 힘들게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엉덩이와 무릎의 통증을 이겨내며 열심히 달리고 달렸다. 최대한 야간주행은 피하고 싶어서 휴식도 최소화하고 달려나가는데 집중했다. 덕분에 이화령을 넘고 속 시원하게 내려와서 뒷 타이어의 펑크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 순간 만큼은 출발전부터 걱정하긴 했지만 펑크한번도 안나고 완주하신 분들도 있다고 해서 수리킷을 준비하지 않았는데 당시 펑크났던 부근에 숨겨진 자전거 수리 장인이 없으셨다면 완주는 불가능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하여튼 장인의 손길로 다시 달릴 수 있어서 다행이고, 부족한 물과 간단한 간식도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었다. 

 

드디어 마지막 5일차가 되던 날 무릎과 엉덩이의 통증은 극한으로 심해졌다. 평소 운동을 안하던 것도 아닌데 자전거를 장시간 타는 것이 만만치 않았던 탓이다. 낙동강 하굿둑이라는 표지판이 자전거 도로 곳곳에서 보이기 시작했고, 부산에서 볼 수 있는 자전거도로 양옆으로 정겨운 먹자 라인이 보였다. 목표지점까지 약 10km 남짓 남은 상태에서 설상가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당일 140km정도를 달려온 탓에 베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방전되어 LCD패널도 꺼진 상태라서 정말정말 소리지르면서 내달린 것 같다.  

마지막 인증센터에 도착했을 때 이미 날은 어두워진 상태로 주변에 인적은 없었지만 너무나도 기뻤다. 인증부스 주변 의자에 앉아서 나와 함께해준 자전거에게 수고했다고 10번은더 말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약간 오글거리지만 당시 완주했다는 기쁨에 눈물이 났다. 

이 후 기쁜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서둘러서 숙소로 이동하고자 했다. 6일차 아침일찍 첫 고속버스로 올라가야 강남터미널을 경유해서 포천으로 올라 올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난생 처음으로 부산의 지하철을 자전거를 끌고 탔고 부산종합버스터미널까지 상당히 먼 거리로 지하철을 오랜시간 탑승해서 구경하는 즐거움도 상당했다. 

부산버스터미널에서 강남터미널로가는 우등고속버스를 예매하고 시간이 남아 바로 앞에 있는 장터에서 돼지국밥을 먹기로 했다. 코로나의 여파인지 혼밥하는 것에 익숙해서 바로~ 가장 안쪽에 있는 국밥집에 들어가 앉았다. 엄청 큰 가마솥에 이미 먹음직스러운 국밥이 소고기, 돼지고기 국밥의 종류별로 팔팔 끓고있었고 밥은 무한 리필이라 너무나도 좋았다. 

여담이지만 우등고속버스중에서도 가장 비싼편에 속하는 버스라서 올라올 때 정말 딥슬립했다. 리무진 시트중에서도 1티어 급이라는 기사님의 말이 거짓말이 아니였다. 4시간 30분을 정말 편하게 올라왔고 다음에 이용 할 기회가 있다면 또다시 이용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국토종주는 나에게 큰 도전이자 인생에서 재출발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항상 일집일집을 반복하던 나에게 도전이라는 두근거림을 다시하여금 불어넣었고,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라 더더욱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시간이 좀더 많았고 여유롭게 유람하듯 즐기면서 국토종주를 했다면 더더욱 좋았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가장 큰 도전을 강행했던 것이라 후회는 1도없다. 덕분에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일상이 지루하고 힘들다면 적어도 일주일, 5~6일정도 자기를 정비할 수 있는 여유를 강제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국토종주 강력 추천한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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